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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가 세계적인 추세에 발맞추어 세계 오는 10일 일산에서 세계 디자인페어를 구상중인 가운데 그 한축을 담당하고 있는 경희대학교 최명식 예술디자인대학 전 학장을 만나 21세기의 디자인과 인간의 삶에 관한 탐구를 들어보았다.
21세기에 강조되고 있는 디자인의 개념은
디자인이란 용어만큼 우리 일상 생활에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용어는 없을 것이다. 오늘날 디자인은 생활 자체이며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시대 문화의 대변인이 바로 디자인이라고 볼 수 있다.
디자인은 사용분야에 따라 다양한 의미를 지니고 있어 그 뜻을 다 받아들이는 것만으로 벅찬 일이다. 정치 분야에서는 '정계의 구조개편'과 관련지어 디자인 용어를 구사하기도 하고, 공학을 목적으로 응용된 분야에도 디자인은 '설계'를 의미하기도 한다. 그리고 기업의 경영측면에서 디자인은 '경영합리화'로 해석되기도 하는 등 실로 다방면에 걸쳐서 디자인이라는 용어가 사용돼 당황스럽기까지 하다.
오늘날 우리에게 크게 부각되는 것은 디자인이 '인간 삶의 모든 영역에서 보다 나은 미래를 개척해 나가는 데 필수불가결한 행위이기 때문이다. 21세기 디자인의 개념은 '문화적 상징의 해석을 밑바탕으로 미래의 가치창조'라는 개념을 가지고 있다,
20세기 이원론적 사고방식인 양면논리에서 모두가 공존하고 상생할 수 있는 비이원론적 합일사상이 디자인에 있어야한다. 디자인이 "지구온난화, 환경 파괴, 갈등으로부터 벗어나고 자연과 인간 그리고 물질이 만나 하나의 등식을 만들어가는 매개체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기본적으로 가져야한다.
최근 경기도를 포함한 지자체에서 도시 디자인을 강조하고 있는데 21세기에는 디자인이 기업의 제품, 시각, 포장, 등의 분야뿐만 아니라 도시의 브랜드나 국가의 이미지를 구축하는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고, 도시 기반시설은 물론 도시기반시설 등 공공영역에까지 개념이 활용되고 있다. 선진국에서는 특별히 도시디자인이라는 개념이 없는데 우리의 성장과정이 빠르고 디자인에 대한 편협한 시각으로 인해 도시디자인에 늦게 눈을 떴다,
오늘날 우리나라에서도 지방자치가 안착되는 과정 속에 시민중심의 편익과 안정성 그리고 사용의 용이성, 심미성 등 삶의 질을 높이려는 노력들이 시도되고 있다. 그래서 도시디자인이 요구되고 있다고 본다.
도시 환경은 외형적 이미지만의 개선이 아니라 인간다운 삶의 증진하는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는 사실이 중요하며 국민의 질적 향상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한다. 선진국들은 도시 인공물에 함축된 가치들을 문화적측면의 가치로 해석해 매우 중요시하고 있다. 도시를 포함한 공공영역의 디자인은 문화적 간접자본으로 인식해 문화나 복지차원에서 접근하고 이를 도시 내의 기초적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경기 '디자인 페스티바'의 자문위원으로 일하고 있지만 정책결정권들에게 한마디 더 하자면 정치인들이 공공복지라는 측면에서 디자인을 봐 달라고 주문하고 싶다.
정치에도 디자인을 입힌다면
1976.3.4 영국은 사상초유의 IMF사태를 맞았었다. 정치, 경제적으로 국가위기시에 취임한 대처 수상은 첫 각료회의에서 'Design or Resign'즉 '디자인을 하든지 아니면 사임하라'는 말을 했다. 당시 대처는 새로운 디자인이 영국의 경제번영을 가져올 것이라 믿었으며 그 믿음은 통했다.
디자인은 혁신으로 통했으며, 경제번영의 수단으로 인식해, 강력한 디자인 정책을 강조했다. 국가 산업 및 경제정책 전반에 걸쳐 새로운 것을 요구한 대처의 사고는 오늘날 영국정신의 발로가 됐다. 디자인을 어느 특정분야에 한정하지 않고 혁신의 기수이자 문화로 인정하고 꾸준히 실천해 온 결과 영국은 슬기롭게 IMF를 빠져나왔으며 국가경쟁력은 한층 강화될 수 있었다.
이런 점을 우리나라 정치인들이 한번쯤 곱씹어 주었으면 한다. 분열에서 통합으로, 시기와 질투보다는 화합을 강조하는 정치 디자인을 생각해 주길 바란다.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디자인 철학이 있다면
한국의 건축양식에는 못을 사용하지 않고 나무와 나무끼리 서로 공간을 만들어 마주 붙여 바탕과 그 바탕에 얹혀 있는 부분을 분리하지 않는 '비시미기법'이 있다. 건축뿐만 아니라 한복도 비시미기법을 사용한 우리의 소중한 디자인이다.
부분과 전체가 하나라는 '일중다다중일'이라는 의상대사의 화엄사상에서 바시미 기법이 나타난다고 볼 수 있다.
디자인은 기나긴 인류의 역사와 그 궤를 같이하는 존재이다. 또 디자인은 인간의 지적인 사고의 결실을 목표로 전개되는 것이며 환경으로부터의 지배를 받는다. 디자인을 통해 우리 사회가 보다 높은 가치를 획득하기 위해 물질적인 것뿐만아니라 정신적인 요소까지 포함하는 함의를 통해 인류의 문화를 발전시켜 나가고자 하는 것이 저의 디자인 철학이다.
김주홍 기자
